열렬하게 신을 말하던 사람들이 이 길에는 이제 없다.그들은 사라지고 나는 남았다. 그들은 사라지면서 세계도 가져갔다. 질문: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남자는 이제 마침내 죽음이 다가왔다고. 남들 눈에 띄지 않고 숨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소년이 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걷잡을 수 없이 흐느끼곤 했다. 하지만 죽음 때문이 아니었다.남자는 무엇 때문인지 잘 몰랐지만 아마 아름다움이나 선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도저히 생각할 방법이 없는 것들. 그들은 황량한 숲에 쭈그리고 앉아 천으로 걸러낸 도랑물을 마셨다. 남자는 꿈에서 소년이 관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공포에 사로잡혀 잠을 깼다. 깨어 있는 세계에서는 견딜 수 있는 것도 밤에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남자는 다시 꿈이 찾아올까 두려워 잠을 자지 않고 앉아 있었다.
어둠이 그들을 덮쳤다. 곶의 좁은 길에 이르렀을 때 이미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사방에서 풀이 쉭쉭 소리를 냈다. 소년은 남자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계속 가야 돼. 가자.
안 보여요.
알아. 그냥 한 번에 한 걸음씩만 가면 돼.
네.
손 놓지 마.
네.
무슨 일이 있어도.
무슨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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