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좋은 글귀 286

아름다운 책 공광규

아름다운 책 공광규 어느 해 나는 아름다운 책 한 권을 읽었다 도서관이 아니라 거리에서 책상이 아니라 식당에서 등산로에서 영화관에서 노래방에서 찻집에서 잡지 같은 사람을 소설 같은 사람을 시집 같은 사람을 한 장 한 장 맛있게 넘겼다 아름다운 표지와 내용을 가진 책이었다 체온이 묻어나는 책장을 눈으로 읽고 혀로 넘기고 두 발로 밑줄을 그었다 책은 서점이나 도서관에만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최고의 독서는 경전이나 명작이 아닐 것이다 사람, 참 아름다운 책 한 권

이채, 《5월에 꿈꾸는 사랑》,

5월에 꿈꾸는 사랑 꽃들은 서로 화내지 않겠지 향기로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싸우지 않겠지 예쁘게 말하니까 꽃들은 서로 미워하지 않겠지 사랑만 하니까 비가 오면 함께 젖고 바람 불면 함께 흔들리며 어울려 피는 기쁨으로 웃기만 하네 더불어 사는 행복으로 즐겁기만 하네 꽃을 보고도 못보는 사람이여 한철 피었다 지는 꽃들도 그렇게 살다 간다네 그렇게 아름답게 살다 간다네 - 이채, 《5월에 꿈꾸는 사랑》,

인간관계명언

인간관계명언 1 인맥이라는 건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람의 수가 아니라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의 수를 말한다 - 방송인 사유리 - 2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마라 - 셰익스피어 '리어왕' 구절 - 3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편도 아니고 내 적도 아니다 또한 자신이 무슨 일을 하거나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모두가 자신을 좋아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다 - 리즈 카펜터 - 4 곁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 것 첫인상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정확성은 그리 신뢰할 만하지 않다 - 이드리스 샤흐 - 친구들이 당신이 젊어 보인다고 말하기 시작했을 때는 그들이 이미 당신을 늙은이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

백치 슬픔-신달자(愼達子)

백치 슬픔-신달자(愼達子) ​ 사랑하면서 슬픔을 배웠다 ​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 사랑보다 더 크게 내 안에 자리잡은 슬픔을 배웠다 ​ 사랑은 늘 모자라는 식량 사랑은 늘 타는 목마름 ​ 슬픔은 구름처럼 몰려와 드디어 온 몸을 적시는 아픈 비로 내리나니 ​ 사랑은 남고 슬픔은 떠나라 ​ 사랑해도 사랑하지 않아도 떠나지 않는 슬픔아 이 백치슬픔아 ​ 잠들지 않고 꿈의 끝까지 따라와 외로운 잠을 울먹이게 하는 이 한 덩이 백치슬픔아 ​ 나는 너와 이별하고 싶다 사진: BTS 버스 정류장

봄이 오면 당신도 오세요 / 이채

봄이 오면 당신도 오세요 이채 찬 서리 젖은 바람 몸을 말리거든 당신도 바람 따라오세요 여리고 수줍은 꽃잎 햇살 고운 발길 머물거든 당신도 햇살 따라오세요 봄볕에 사무친 그리움 바람은 알까 꽃은 알까 꽃잎에 맺힌 이슬 마저 익으면 그리움의 눈물 뚝 떨어져요 설익은 꿈속의 봄 돌아서면 사라지는 낯선 바람이어도 스치듯 잠들고 싶은 햇살 같은 그리움에 봄이 오면 당신도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