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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95세 어른의 수기

지영 센세 2010. 9. 27. 22:06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  (동아일보(2008.8.14)의 한 칼럼에서)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3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지금 95번째 생일에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그런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을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세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날!

95세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 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