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함민복
씨앗 하나
손 바닥에 올려놓으면
포동포동 부끄럽다
씨앗 하나의 단호함
씨앗 한톨의 폭발성
씨앗은 작지만
씨앗의 씨앗인 희망은 커
아직 뜨거운 내 손바닥도
껍질로 받아주는
씨앗은 우주를 이해한
마음 한점
마음껏 키운 살
버려
우주가 다 산이 되는구나
저처럼
나의 씨앗이 죽음임 깨달으면
죽지 않겠구나
우주의 중심에도
설 수 있겠구나
씨앗을 먹고 살면서도
씨앗을 보지 못했었구나
씨앗 너는 마침표가 아니라
모든 문의 문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