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좋은 글귀

씨앗 - 함민복

지영 센세 2015. 4. 3. 10:31

씨앗

 

함민복

 

씨앗 하나

손 바닥에 올려놓으면

포동포동 부끄럽다

씨앗 하나의 단호함

씨앗 한톨의 폭발성

씨앗은 작지만

씨앗의 씨앗인 희망은 커

아직 뜨거운 내 손바닥도

껍질로 받아주는

씨앗은 우주를 이해한

마음 한점

마음껏 키운 살

버려

우주가 다 산이 되는구나

저처럼

나의 씨앗이 죽음임 깨달으면

죽지 않겠구나

우주의 중심에도

설 수 있겠구나

씨앗을 먹고 살면서도

씨앗을 보지 못했었구나

씨앗 너는 마침표가 아니라

모든 문의 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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