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좋은 글귀

아름다운 책 공광규

지영 센세 2024. 9. 7. 11:41

아름다운 책           공광규
 
어느 해 나는
아름다운 책 한 권을 읽었다
도서관이 아니라 거리에서
책상이 아니라 식당에서
등산로에서 영화관에서
노래방에서 찻집에서
잡지 같은 사람을
소설 같은 사람을
시집 같은 사람을
한 장 한 장 맛있게 넘겼다
아름다운 표지와 내용을
가진 책이었다
체온이 묻어나는 책장을
눈으로 읽고
혀로 넘기고
두 발로 밑줄을 그었다
 
책은 서점이나 도서관에만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최고의 독서는
경전이나 명작이 아닐 것이다
 
사람, 참 아름다운 책 한 권

'좋은 시& 좋은 글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편지 -이해인  (0) 2024.10.09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0) 2024.03.07
5월 -용혜원  (0) 2023.04.30
이채, 《5월에 꿈꾸는 사랑》,  (0) 2023.04.28
인간관계명언  (0)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