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좋은 글귀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하게

지영 센세 2016. 8. 22. 09:48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하게

 

  고증식

 

'좋은생각' 편집자는

글 한 편을 청탁하면서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함을

같이 주문했다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하기까지 한 글이라니!

'니가 써라 그런 글'

목 밑까지 올라왔으나 꾹 참고

그날부터 나는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한 글을 찾아

머릿속을 온통 쑤시고 다녔는데

그게 뭐 그렇다고

아무리 허덕거려본들

하루아침에 솟아날 리도 없는 것이고

그나저나 한동안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함만을 가슴에 품고 다녔더니

어느 순간 나도

누군가에게 한번만이라도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드는 것이었다

'좋은 시& 좋은 글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 모르는 사람에게  (0) 2016.08.24
안 되면 안 한다  박노해  (0) 2016.08.24
물음   (0) 2016.08.19
아름다운 책  (0) 2016.08.10
다 가졌기 때문에 이해인  (0) 201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