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좋은 글귀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지영 센세 2009. 12. 6. 23:12

 

   한동안 창 밖을 보며 천천히 커피를 마시는데 다시 호출기가  울린다. 가방 안에 손을 집어넣으며 나는 내가  예상하지 않았던 다른 밤시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애인이 여럿이라는 건 어쨌든 시간을 보내는데 유리하다.그러나 아무리 애인이 여럿이라도 시간이란 채워지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기억해야만 여러 명의 애인을 가질 자격이 있다. 애인이 여럿인데도 외로움이 사라지지 않아 괴롭다면 애인이 많아질수록 그 괴로움은 더할 수 밖에 없다. 외로움의 해소는 애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다.

 

                        은희경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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