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 하면 웃을지 모르지만 난 내가 마음에 든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잘났다거나 뭘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라는 사람의 소소한 부분이 마음에 든다는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어제나 내일보다는 오늘이 좋다. 감정의 표현처럼 시간도 지금 내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만만하다. 과거는 이미 수정 불가능하고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현재는 우리가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 아닌가. 그러니 그 시간을 되도록 짭짤하고 알차게 살고 싶은 거다. 마음껏 누리며 즐겁게 살고 싶은 거다......
흔히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걱정 가불>이라는 측면에서는 말이다. 여행이야말로 어찌 보면 셀 수도 없고 종류도 다양한 <걱정 종합선물세트>다. 여행 중 병이 나면 어쩌나, 예약이 잘못되어 차를 못 타거나 길에서 밤을 새워야 하면 어쩌나, 돈이나 여권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흉악한 사람을 만나 험한 꼴을 당하면 어쩌나, 같이 간 일행하고 사이가 나빠지면 어쩌나,,,.
이런 걱정을 안 하려면 방법은 간단하다. 아예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인생이란 여행은 태어난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는 법. 그래서 나는 이 인생이란 여행길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만난 사람들, 맞닥뜨리는 사건 사고들, 길옆에 펼쳐진 풍경을 보고 듣고 느끼고 실컷 표현하며 살기로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생이 괴롭다고 몸부림치며 살기보다 재미있다고 호들갑 떨며 살기를 선택한 내가, 나는 제일로 마음에 든다.
한비야著 < 그건 사랑이었네>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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