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한국어?

미원의 유래

지영 센세 2010. 8. 24. 20:26

된장, 청국장을 비롯한 많은 조미료와 장류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조미료의 원조가 되었지만, 근대 이후에는 일본 제품이 한국에 와서 한국산처럼 행세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 국산 발효조미료 1호라 일컫는 '미원'도 그 중 하나다. 옛날에는 (주)미원에서 만들었지만 지금은 대상에서 만들고 있다. 1960~1970년대는 독보적인 존재였으며 현재도 MSG(화학조미료)의 70% 정도를 점유하는 대표 브랜드다. 식당 등에서는 여전히 미원 사용량이 많다.

 

'미원'은 '맛의 원소(元素)'라는 뜻인데 이 말은 일본말 '맛의 원소(味の元素)'에서 따온 말이다. 미원은 1908년 동경제대의 이케다 기쿠내(池田菊苗) 박사가 만든 것이다. 박사는 일본에서 조미료로 흔히 사용되던 다시마를 이용하는 조미료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했고, 다시마에 음식 맛을 내는 MSG(MonoSodium Glutamate) 성분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후 추출법을 개발한 뒤에 아지노모토사(味の素社, Ajinomoto, http://www.ajinomoto.co.jp/)의 창업자와 특허를 공유하고, 아지노모토는 화학조미료를 처음 상품화해 판매한 회사가 되었다. 결국 미원(味の元)이란 아지노모토의 조미료(味の素)를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1930년대부터 아지노모토 조미료가 선을 보였다.

 

 


  해방 후에 화학조미료 수요가 늘었지만 시장은 비싼 아지노모토 독과점. 그래서 미원 창업자인 임대홍 회장이 1955년 일본으로 건너가서 1년 동안 조미료 제조공정을 익힌 후에 부산에 돌아와서 1956년 1월에 1백50평 규모의 조그만 조미료 공장을 세운 것이 한국 최초의 조미료 공장인 동아화성공업주식회사다. 이후 1956년에 신선로표 미원을 공식 상표로 설립하고 1958년 9월에 미왕산업사 설립, 1960년에 발효법에 의한 MSG 생산, 1962년 12월 동아화성공업(주)를 미원(주)로 사명변경을 하면서 승승장구한다.

 

  미원 외에도 경쟁제품인 '일미소' '미풍' 등도 '맛의 원소'라는 일본조미료 아지노모토에서 차용한 상품명이다. 조미료 이름이 한글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미풍과 아이미로 실패를 본 제일제당에서 '다시다'를 내놓으면서부터다. '입맛을 다시다'에서 딴 '다시다'라는 상표로 조미료 시장에 새로운 도전을 한 제일제당은 다시다의 성공에 힘입어 미원과 힘을 겨룰만한 상태로 성장했다. 이후 '감치미' '맛그린' 등의 한글상표 조미료가 상표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참고로 다시다의 겉포장에는 혀로 입맛을 다시는 소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예상했던 일이겠지만 미원은 아지노모토사의 상품을 베낀 것에서 끝나지 않고 수 십 년 동안 아지노모토사의 신상품 및 광고까지 그대로 베껴서 영업을 했다. 뭐 그거야 국내 산업 상당수가 일본 상품과 광고를 그대로 베낀 전력이 있으니 관행이라고 치지만, 일본 조미료 광고를 그대로 베낀 광고가 광고상까지 받을 정도로 베끼기의 문제에 무감각했다. 그나마 미원이라는 상표를 등록할 때 일본 그릇 모양의 로고를 신선로 형태로 바꾼 것이 아지노모토와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출처:  http://www.dal.kr/blog/0018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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